248억 예산에 66명 참여, 집행률 5% 미만의 부진한 성적표
정부가 지난해 시작한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가 비자 전환 문제로 인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19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램을 완료한 외국인 유학생은 현재까지 단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조한 참여율과 높은 중도 포기율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인원은 지난해 22명, 올해 42명으로 총 66명입니다. 이는 연간 목표 인원 1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높은 중도 포기율입니다. 전체 참여자 66명 중 프로그램을 수료한 인원은 지난해 참여자 중 3명에 불과하며, 중도 포기한 인원이 25명으로 전체의 38%에 달합니다. 나머지 36명은 현재 훈련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산 낭비 논란
부진한 실적만큼 예산 집행률도 저조합니다. 노동부는 지난해와 올해 이 사업에 각각 124억원을 편성해 2년간 총 248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그러나 참여 인원이 목표의 6.6%에 불과해 지난해 집행률은 2.9%, 올해도 지난달 기준 5.3%에 머물렀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내년에는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일반 일학습병행제 안에서 사업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사업의 취지와 배경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는 외국인 유학생을 숙련 인력으로 양성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9월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유학(D-2) 비자 또는 구직(D-10)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이론교육과 현장 맞춤형 훈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최근 각국이 외국인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이 사업의 중요성도 높아졌습니다. 저출생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한국에서의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중 목표를 갖고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문제: E-7 비자 전환의 벽
사업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비자 전환 문제입니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하려면 E-7(특정활동) 비자를 취득해야 하는데 요건이 다소 까다롭습니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D-2, D-10 비자 소지자의 E-7 전환 비중은 2023년 1.47%, 지난해 1.56%로 전체 유학생의 1~2%에 그칩니다. E-9(비전문 취업) 비자로의 전환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는 법무부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E-7 비자 전환 특례를 마련한다는 것을 상정하고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비자 전환 협의가 미뤄지면서 프로그램 참여 유인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의 정책 전환 예고
노동부는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 따라 법무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1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책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정 장관은 "취임 이후 보니 법무부의 비자 정책이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며 "경제를 살리는 비자 정책으로 바꾸어 적극적으로 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대교협의 비자 제도 개선 요구
교육계도 E-7 비자 취득 요건 완화를 적극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달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유관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김 회장은 "법무부와 E-7 비자 중 미들스킬(산업체 현장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비자 제도 신설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문대 졸업(예정)자 외국인 유학생은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만 E-7 비자 취득 요건을 충족합니다. 전문대교협은 전공과목과 무관하게 고용 필요성 등이 인정되면 비자 발급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법무부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강득구 의원의 비판
강득구 의원은 이번 사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책 설계도, 성과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예산을 낭비한 총체적 부실사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노동부가 법무부 탓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제도를 개선해 예산 집행률을 높여야 한다"며 부처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제도 개선의 시급성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의 부진은 단순히 하나의 사업 실패를 넘어 한국의 외국인 인재 정책 전반의 문제를 드러냅니다. 취지는 좋았지만 비자 제도라는 핵심 인센티브가 뒷받침되지 않아 실패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외국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노동부와 법무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실용적인 비자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의견 및 기대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의 부진은 부처 간 협력 부족과 비자 제도의 경직성이 초래한 정책 실패 사례입니다. 248억원 예산에 수료자 3명, 집행률 5% 미만이라는 참담한 결과는 제도 설계의 근본적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법무부의 적극적 비자 정책 전환과 노동부의 실질적 개선 노력이 결합되어 외국인 인재 유치 경쟁력을 회복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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